운동은 숙제같다. 해야하는 건 아는데, 거의 모든 상황에서 안하고 싶고 또는 못할 듯 하다. 30대부터는 운동이 선택이 아니고 필수란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사실 그때부터는 게으르고 무거워진 몸이 먼저 필수가 되어 운동하기 더 싫어진다.
그래도 어찌됐든 운동하러 가려고 하면, 갑자기 두통이 좀 있는 것 같고,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배가 급 고파지기도 하면서, 운동을 미루고 싶어진다.
한시간 가량 운동갈 준비하고 현관문 앞까지 갔다가, 운동 포기하고 다시 들어올 때도 있다. 이건 뇌가 운동 가기 싫어서 나에게 최면 같은 것을 거는 것이다. 그냥 무시하고 운동 가라.
조금만 쉬고 한두시간 후에 가면 운동 잘될 것 같은 날도 있다. 그냥 무시하고 운동 가라, 제발.
운동 갔다오면 안다. 이건 뇌가 운동 가기 싫어서 나를 조종하려 한 것일 뿐이란 것을. 운동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정작 컨디션도 괜찮고 배도 고프다는 생각 안든다. 덤으로, 운동 갔다오면 개운하고, ‘역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에너지를 소진하고 집에 오면, 더 많은 새 에너지가 생성되어 활력도 생긴다.
운동은 아무생각 없이 그냥 가면 된다.
요거 해 놓고, 저거 준비하고, 뭐 체크하고 나서 운동해야지…. 하는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그 생각하는 시간에 그냥 운동하면 된다.
